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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그림책작가

한병호

by 홍 솔 2007. 4. 26.

한병호는 누구인가 ?

한병호는 1962년 10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신림동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유년을 보냈다. 지금은 번화한 곳이지만 그가 어렸을 때는 지금의 시골처럼 밭과 개울, 동산이 있는 곳이었다. 2남 중 장남인 그는 공부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친구와 놀이에 더 치중했다. 어릴 적부터 자연에 관심이 많아 도마뱀이나 여러 곤충들을 잡아오곤 했다. 한번은 도마뱀을 10마리나 잡아 와 집에 숨겨 두었다가 나중에 방에서 도마뱀이 기어나오는 것을 보신 어머님께 야단을 맞았다고 한다. 그는 장남이라는 이유와 화가는 당시 선호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집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은 금지되었다. 하지만 그는 초등학교 때 짝꿍이 그림을 잘 그려 따라 그려보곤 했다. 그것이 좋아 즐겨 그렸고 공책에 1/3 이상은 그림으로 채워져 있었다. 여러 과목 중 미술 시간이 제일 재미있는 그에게 그림의 길은 자연스러웠다. 부모 몰래 그림이 좋아 화실도 다녔고, 고등학교 때는 미술 교사의 국전 준비를 도와드리느라 옆에서 그림을 익히기도 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미대(추계예술 대학)를 들어가 대학에서 누구나 하는 (당시의 추세는 많은 학생들이 회화를 전공했다) 회화(서양화)보다는 동양화를 택하게 된다. 남들이 안가는 조금 색다른 길을 가야겠다는 그의 독특한 면이 발휘한 듯 싶다. 동양화는 그에게 잘 맞는 분야였다.

대학을 마친 후 친구의 권유로 (주)바른손에 취직을 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3년간의 열정적인 그의 직장 생활은 그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기초를 다지기에 충분했다. 이때 그는 이 길 외에도 순수회화 쪽 즉, 전시용 미술에도 관여했는데 무려 60∼70회가 넘는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그 후 '아동도서 제작을 위한 트레이닝' 코스를 수료한 후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게 된다. "내가 처음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자 한 것은 그림책은 회화와는 달리 드라마와 같아서 움직임(회화보다는 더 강력한 생명력)이 보였기 때문이다." 고 한병호는 말했다. 그는 여러 전집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으며 '91년 테헤란 국제 그림 동화 원화전' 및 프랑스에서 열린 '한국 어린이 그림 동화 원화전'에도 그림을 출품했다. 그리고 그의 작품 ≪도깨비 방망이≫는 제6회 어린이 문화대상 미술상을 받기도 했으며, 영어. 불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어 등 5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현재 그는 한국 출판 미술가 협회와 무지개 일러스트레이션 회의 회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발전에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직은 젊은 그이기에 많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병호의 그림 스타일과 영향

그는 동양화를 전공했다. "화선지 위에 먹이 번지는 것이 좋았다." 고 말하는 그는 동양화를 전공한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집하는 그는 먹의 향기를 사랑한다고 한다. 먹향기를 맡으며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을 연상하지는 않을까?

한국적인 것이 좋은 그에게 동양화 선택은 더욱 자연스러운 길이었다. 한병호의 그림책에 나타난 그림은 동양화 기법 중 수묵담채와 채색기법이다. 하지만 그는 1988∼90년까지 3년 동안 바른손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근무하면서 동양화뿐만 아니라 펜화 수채화 등 다양한 기법을 얻게 된다. 그는 "'바른손'에서 지낸 3년이 나에게 많은 훈련과 공부를 시켜주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에게 도움이 된 것은 그의 착실함과 동심 어린 마음이 아닐까?



한병호의 또 다른 작품세계

한병호는 단행본 외에도 전집, 고학년 동화에 많은 그림을 그렸다. 그는 도깨비 그림 외에도 ≪프뢰벨 동물 이야기시리즈 III≫중 새 이야기를 꿩, 뻐꾸기, 비둘기, 청둥오리 네 분야로 생태 중심으로 나타내고 있다. 새들의 생존경쟁을 수채화로 잔잔하게,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유아용 그림으로 ≪내가 좋아하는 자동차시리즈≫는 캔트지 위에 과슈로 그린 그림으로 유아 특히 남자 아이들이 차에 호기심을 보이는 시기에 맞는 책이다. 우리 나라 그림책 작가가 그린 자동차 그림책으론 최초다.

최근에 나온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는 또 다른 새로운 기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연필과 색연필로 잔잔하게 동물과 아이인 나와의 행동의 유사점을 그림으로 말하고 있다. 이 그림책에서 아이 모델은 한병호의 아들이다.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동안 아이가 자꾸만 자라고 있어서 힘이 들었다는 후담도 있다.
왼쪽 면의 동물과 오른쪽의 아이의 표정이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간다. 세밀화와는 조금 차원이 다른 그의 동물표현에는 생명력이 느껴지고 있다. 코알라의 눈과 표정에서, 침팬지의 표정에서 사진이나 정물화에선 느껴지지 않는 정감과 동심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책은 유아들이 그림책을 통해서 생활을 익혀나가는 생활 그림책이지만 그림 속에 동심이 흘러나와 단순한 생활의 훈련보다는 자연스 럽게 동물과 얘기를 나누며 혼자 해보기를 즐기게 하고 있다. 이것이 한병호의 또 다른 그림의 마력이 아닐까? 한병호의 그림에는 동심이 살아있고,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한병호에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까 ?

한병호는 어린 시절 개구쟁이 산복이처럼 손에 땟국물이 묻어나도록 자연과 놀았다. 지금도 작업실에는 민물고기를 키우며, 수시로 잠자리채를 들고 나가 나비나 여러 가지 곤충들을 채집해 오기도 한다. 시간이 허락하면 강원도 계곡에 가서 민물고기를 잡기도 한단다. 그의 얼굴엔 아이스러움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처럼 그와 그가 그린 그림책에는 아이의 마음이 흘러나오며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의 마음에 동심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세상의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많이 놀고 많이 느끼며 자라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도 조그마한 작업실에서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활이 조금은 힘들어도(그도 꽃보다 더 귀한 아내와 귀여운 두 아이의 가장이니까) 마음속에 동심의 도깨비를 간직하고 동심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힘쓰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친숙한 생태 쪽 그림을 완성해보는 것, 그리고 좀더 완숙한 도깨비를 형상화 해보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에게 밝고 맑은 동심을 심어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자 한다. 그는 젊고, 그에게는 많은 비젼이 있다. 지금 우리는 그에게 밝은 비젼을 보고 있다. (한병호 도깨비 전 작품 중에서) 최 지 혜?그림책 모임




도서관에서 소개할 그림책 작가 한병호 입니다.
권윤덕,이영경(아씨방 일곱동무,그림족자),이억배,이태수 자기만의 색으로 우리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그림책작가는 다섯 손가락을 꼽기가 어렵습니다. 아직은 딱히 이거다 할 색을 갖추고 있진 않지만 한병호도 우리가 기대해 봄직한 우리그림책작가 입니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의 이력이 그렇고 도깨비에 남달리 애정을 가지고 우리옛이야기 들려주기에 열심인 점이 또한 그렇습니다.
동화의 삽화까지 작품수가 아주 많습니다.
어린이 도서연구회의 권장도서 목록에 들어 있는 작품만도14편이고 그중 동화 삽화를 제외한 4편을 소개 하려합니다.


 

그림책 작가 한 병 호

1.작가 프로필

'88 추계예술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가 졸업
'88 ~ 89(주) 바른손 일러스트레이터로 근무
'88 제1회 아동도서 제작을 위한 워크샵 수료

수상
2002 Blennale of Asian illustrations janpan Grank prix 수상
2001 제3회 과학 도서상
2001 제 1회 SBS어린이 미디어 그림책 부문 수상
'97 제6회 어린이 문화대상 미술상 수상

전시회
'88개인전 제 1회
2003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 기념 원화전 (예술의 전당)
2002 Blennale of Asian illustrations janpan (동경)
'94 ~ 2002 무지개 일러스트 회원전
2000한국 그림책 원화전 (동경,오사카)
'98 정보통신부 우표 일러스트 참가
'96 한국 어리니 그림책 원화전(프랑스)
'93 서울국제 그림원화전 (예술의 전당)
'92 테헤란 국제 그림원화전 출품 (이란)
'88 ~ '91 그림책 원화전

현 출판 미술가 협회 회원
어린이 문화진흥회 회원

2. 작가소개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에서 공부했고, 어린이 책에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서울 테헤란 국제 그림 원화전에 출품하였고, 제6회 어린이 문화 대상 미술 부문 본상을 수상하였으며, 1998년에는 한병호 일러스트레이션전을 개최하였습니다. 현재 한국출판미술가협회, 무지개 일러스트레이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황소와 도깨비』『도깨비 방망이』『혹부리 영감』『해치와 괴물 사형제』『바우와 까꾸까꾸』등의 그림책과 동화책『내 푸른 자전거』『염라대왕을 잡아라』, 김유정 단편집『봄봄』등에 개성 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주로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정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전래동화에 나오는 도깨비를 새롭게 형상화하는 작업을 시도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작가보다 먼저 만난 도깨비와의 인연
한병호의 작품을 접하게 되 뒤로 어느덧 "도깨비"가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어느 책을 봐도 도깨비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환경생태에 관한 책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책들이 한병호의 "외도"라고 생각되는건 그의 작품세계를 아직 다 보지못함일까?
(도깨비와 범벅장수) (황소와 도깨비) (꼬꼬댁 꼬고는 무서워!) (도깨비 방망이1, 2)
(해치와 괴물사형제- 도깨비는 아니지만 괴물이 도깨비 같음) 이 작품들에서만 보더라도 도깨비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 한병호는 왜 도깨비인가?
비단 한병호 뿐 아니라 우리 옛 이야기에 도깨비가 자주 등장한다
어린이 입장에서 세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낮의세계, 집안, 마당, 장난감등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꿈의 세계는 이와는 반대로 어둡고 무서운 영역으로 남는데 그러한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안내자가 바로 도깨비이다.
도깨비는 어둠쪽의 험한 얼굴을 하고 익살스런 모습으로 나타난다. 도깨비는 어린이의 영역을 안의 세계와 밖의 세계로 넘나들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한병호는 동양화의 전공을 살려 우리 문화의 특징을 담고 싶은 생각중에 도깨비를 그려 일러스트를 출미협 전시회에 내게 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이후로 여러 출판사에서 도깨비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도깨비 화가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이다.
98년도에는 직접 그리거나 만든 도깨비를 볼수 있게 전시회를 하기도 했다.
낫으로 뿔을 세운 도깨비, 인두로 뿔을 세운 도깨비, 숟가락 귀를 가진 도깨비, 은도깨비, 괭이 하나로 삼은 다리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있는 도깨비등 여러 도깨비 그림을 한 곳에 모아 전시를 하기도 하였다.
이 전시회에서 그는
"도깨비는 귀(鬼) 는 인간의 중간형태로 알려져 있으며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호기심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도깨비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모습의 규정보다는 그 자체로서의 인정이 필요하다." 라고 하였다.



1.황소와 도깨비
이책은 천재작가로 불리는 이상이 남긴 단 한편의 동화를 그림책으로 꾸며 놓은 것으로 '한병호'의 이름보다는 "이상"의 작품으로 유명한 책이다.
나무장수 돌쇠가 무척이나 아끼는 황소의 뱃속에다 상처난 도깨비를 넣어 주어 치료를 해 준다. 도깨비는 그 보답으로 돌쇠의 황소가 열배나 힘이 세어지게 도와준다. 누구든지 가엾은 모든 것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책의 매력은 익살이 넘치는 표현으로 우리 정서를 그대로 담아놓은 그림에 있다. 도깨비도 무섭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귀엽기까지 하다. 또 너무 커진 배로 곤혹스러워 하는 황소의 표정과 이야기에 따라 변하는 돌쇠의 표정이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동양화풍이면서 과감한 생략과 다소 과장되고 익살스런 그림이 친근감을 준다.

2.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와
아기토끼는 어머니 토끼에게 늑대를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빗자루까지 준비해놓고 기다리지만 나타나지 않자 직접 찾아 나서기로 한다. 아기늑대를 보고는 금방 친구가 되고 아기늑대 엮시 호랑이를 기다리고 있던참이라 같이 기다리게 된다. 역시 나타나지 않자 호랑이를 찾아나서고 아기 호랑이 역시 금방 친한사이가 되어 놀고 있는데 엄마호랑이가 조심하라던 총을 맨 사냥군이 나타나자 잔뜩 겁에 질렸지만 곧 아이임을 알아차리고 넷은 금방 친하게 된다.
모두 어린 동물들이라 그런지 귀엽기만 하다. 오른쪽면에는 엄마 아빠의 선입견에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무서운(?) 동물과 사냥꾼의 그림자를 보여주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이내 친근함으로 바뀌게 된다.
산의 급이굽이 모습을 단순하고 맑게 칠했다.
담이가 부모님께 조심하라 말씀하셨던 동물은 용같으면서도 공룡같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설명하지 않았을까?
"긴 수염이 두 개나 있고 앞에 뿔이 두개, 등에는 뿔이 여러개나 있는데다 발은 늑대와 비슷하고 꼬리는 말 꼬리처럼 긴 괴상한 괴물(?)이야"라고... 하지만 역시 그와도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어른들이 스스로 정해 놓은 편견에 아이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스스럼 없이 서로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가볍지 않은 소재를 환한 그림과 함께 어른들의 서로에 대한 경계를 아이들이 허물어 버릴수 있는 서로 어울림에 대한 그림책이다.
발랄한 이야기에 어울리게 그림도 밝다. 연노랑과 연초록을 중심 색조로 천진스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대변했다. 이야기 마지막 그림과 표지 그림에서 연상되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암시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상상을 자극한다.

3.꼬꼬댁 꼬꼬는 무서워!
깊은 산속에 사는 도깨비 심심이는 심심함을 달래려 마을로 내려가 본다. 이집저집 다니며 소리치니 사람들이 도깨비라며 허둥지둥 달아나기에 바쁘다. 도깨비는 사람들이 상투가 뿔인줄 알고 재미있게 놀자고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도망가버린다. 이런 어수선한 때에 닭이 놀라 그만 도깨비 어깨에 앉게 되고 도깨비는 닭의 모습에 놀란다. 수닭도 놀라 도깨비를 마구 쪼아 대니 도깨비는 잡았던 가축을 팽개치고 산으로 도망친다. 이를 엿본 사람이 도깨비는 닭을 무서워한다며 이웃마을에까지 가서 닭을 빌려온다. 다음날 도깨비는 전날 놔줬던 가축생각에 마을로 내려오지만 헛간에 있던 닭들이 도깨비에게 달려들어 쪼아대자 심심이는 간신히 마을을 빠져 나온다. 심심이는 오늘도 꼬꼬댁이 무서워 산에서 외롭게 지내고 있다.
글과 그림 한병호작가 작품이다. 닭을 무서워하는 도깨비!!!. 익살스러운 도깨비모습 그 자체다. 어둠과 밝음이 적절하고 번지는 효과가 자연스럽고 닭을 무서워하는 도깨비의 과장된 표정이 아이들을 더 흥미롭게 할 것 같다.동물들의 울음소리와 의태어등이 적절하게 어울려있다.

4.도깨비 방망이 1. 2
앞뒤로 보는 책으로 흥부와 놀부를 연상시키는 전래동화다. 그림도 대조적으로 묘사되었다. 해학과 익살이 흐르는 도깨비로 뿔이 하나있다. 얼굴도 왠지 어수룩해보이기도 한다. 역시 한병호에게서만 볼수 있는 정감있는 도깨비상이다.
욕심장이 농부의 몸이 길어졌다 짧아졌다하는 장면에서 농부의 얼굴이 여러개 나오지만 어색하지 않다. 농부의 얼굴에서 도깨비를 본 것은 아닐까?
"땍때구루르, 피익~, 넙치처럼 넓적해져라, 뚝딱!", 말도 재미있고 의성어 의태어가 있어 구연동화식으로 읽어주면 재미가 더할 것 같다. 마지막엔 (전래동화가 그렇듯)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자기몫의 복이 돌아가기 마련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5.복타러 간 사람
부지런히 일을 해도 늘 가난하고 되는 일이 없는 총각이 자기 복을 찾으러 서천서역국으로 모험을 떠난다. 그 모험을 따라 이야기를 읽어 가다 보면, 열심히 노력하며 살기만 한다면 결국 누구에게나 자기 몫의 복이 돌아가게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가족이 다 죽고 혼자 사는 처녀, 삼십 년 동안 나무를 가꾸지만 꽃을 피우지 못한 할아버지, 삼천 년을 살아도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의 수수께끼들을 풀어 내는 과정이 어린이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각 장의 내용과 어울리는 동양화의 색감은 신비로운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 주고 있다.
교훈적인 내용이긴 하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가지 수수께기의 풀리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넓혀줄만한 작품이다.

6.해치와 괴물 사형제
해치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민족의 상상의 동물로 해치는 성품이 바르고 곧아서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신성한 동물이다. 땅속나라의 괴물 사형제는 해의 신 해치를 싫어해 해를 훔쳐다 불장난을 하자 해치가 괴물 사형제를 물리치고 해를 다시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해치는 불을 다스리는 신이기도 해서 지금도 궁궐이나 절에 가면 화재를 막기 위해 세워둔 해치상을 볼수 있다는 책 뒤의 꼼꼼한 설명까지 곁들인 책이다.
괴물이라지만 역시 귀엽지 않을수 가 없다. 괴물이지만 어눌함과 악하지 못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역시 한병호의 도깨비 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에서는 옛 벽화를 보는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즐거움을 빼 놓지 않으려 사고뭉치 괴물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져 있다.

7.작은 낙타 아저씨 (동화)
초등학교 1학년 강철이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아파트 앞에서 희망마차라는 이름의 포장마차를 열고 겨울에는 붕어빵을 팔고 여름에는 떡볶이를 팔며 생활을 꾸려 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파트 아줌마들이 아파트 앞이 지저분해진다고 장사를 못하게 하는 바람에 희망마차를 끌고 분홍연립 부근으로 옮겨 간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 문방구를 하는 낙타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낙타아저씨란 별명은 강철이가 붙여준 이름으로 등에 혹이 난 것을 보고 붙여준 이름이다. 강철이가 엄마에게 꾸지람을 받았을때나 친구들과 싸운 뒤 속상할 때에도 낙타아저씨는 모든 어려움이 날 강하게 해 준다면서 위로를 해주실때는 이상하게도 조그만 아저씨가 엄청 커 보이기까지 한다. 낙타 아저씨는 강철이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길가에 쓰러진 강아지 예삐도 간호해 주셨다. 강철이가 만나는 동네 사람들과 강철이가 겪는 분홍연립 동네 이야기다.
그림은 약간 어둡고 동화 삽화여서 그런지 주인공의 심리묘사 부분만을 강조한 듯 하다.

8.앵초의 노란집(동화)
황선미 작가의 동화집이다.
삽화로 한병호의 그림이 실려있다. 책의 내용때문일까? 그림이 전체적으로 회색톤으로 약간 어둡고 밋밋하게 그려져 있다.
도깨비를 찾아볼수 없는 허전함(?)도 느껴진다.
앵초’는 여러해살이 풀로 봄에 붉은색 꽃을 피운다. 작고 귀여운 꽃이다. 하지만 ‘꼬마무당’이란 별명을 가진 여자 아이 앵초는 꽃처럼 예쁘지는 않다. 민우가 이사오던날 말도 없이 민우네 새집을 가져가는가 하면 민우의 자전거를 허락 없이 타기도 한다. 전학간 학교에 가서보니 같은반 친구였다. 그렇지만 반성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그걸 나무라는 민우에게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알고 보니 앵초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새가 되셨다는 엄마 말에 집 앞 고목에 날아 든 후투티새가 할머니인양 예쁜 새집을 나무에 놓아두고 싶었던 거다. 새가 된 할머니는 집이 있어 덜 외로울 거라며…. 전에 노란새집을 가져갔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아파트는 계속 들어서지만 앵초네는 아파트에 들어갈 형편이 못된다. 앵초가 그동안 사납게 굴었던 까닭을 민우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앵초가 이사가게 될거라는 엄마의 말씀에 민우는 밉살스럽게만 보이던 앵초가 어쩐지 ‘다르게’ 느껴지며 서로 원하는 것이 이루어 지길 바라며 비로서 우정이 싹트게 된다.

‘괭이 할아버지’는 소문처럼 성질 고약한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다만 다 먹은 과자봉지나 음료수 깡통을 함부로 버리는 아이들에게 주는 벌이 남들과 다를 뿐이다. 쉽게 버렸으니 땀 흘려 주워야 한다는 게 할아버지 생각이다. 뭐든 생각 없이 사고 쉽게 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할아버지가 보여주는 모습은 따끔한 한마디 충고보다 더욱 값지다. 버려진 책들을 주워 모아 자신의 집을 동네 아이들을 위한 열린 도서관으로 남기고 떠나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다. 아이들을 사항하는 어른의 마음을 배울수 있었다.

두 작품 모두는 재개발로 자신들의 땅을 떠나야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판화의 느낌으로 과 부드럽지 않은 모습을 담아냈다.

9.염라대왕을 잡아라
우리 문화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하늘나라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이다. 신화라면 그리스신화부터 떠올리는데 우리나라 신화가 없어서 일까? 이 책을 보면 남자들 목에 울대뼈가 튀어나온 이유와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아 먹으며 사는 이유, 뱀이 몇번이나 허물을 벗고 사는 이유, 까마귀와 솔개가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이유, 사람들이 까마귀를 싫어 하는 이유, 개와 고양이가 앙숙이 된 이유, 북두칠성에 관한 얘기 등 .... 옛날부터 내려오는 설(說)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작가에게 자주 보이는 벽화의 느낌을 받은 작품이었고 그림에서 (순전히 나의 견해) 일본의 느낌을 받았다. 고씨부부의 부인도 그렇거니와 일곱명의 쌍둥이들도 일본작가의 그림책에서 본듯한 인상을 받았다. 주인공들도 저승사자를 제외하고는 고깔모자를 둘러쓴 것이 옛글의 그림보다는 일본풍과 환타지의 책에서 볼수 있는듯한 삽화였다. (내용자체자 환타지류여서 그런가?)

10.미산계곡에 가면 만날수 있어요.
강원도 깊은 산속에 눈이 녹고 물가에 갯버들이 필무렵, 미산계곡으로 자연탐사여행을 떠난다. 그 계곡에서 우리는 많은 민물고기를 만난다. 갈겨니, 피라미, 돌고기, 모래무지, 수리.... 세밀한 그림과 사진으로 그들의 생태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계곡주변에 핀 들꽃의 생태와 탐사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탐사의 자세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서역할도 한다.
미산계곡에 사는 우리 민물고기들에 대한 생태백과로 자연탐사를 준비하는 이들의 지침서가 되기도 할 책으로 작가는 10여년 동안 매년 대 여섯번씩 작품을 위해 계곡을 찾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연속에서 고기와 같이 산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움을 알려주어서 커서도 자연스레 민물고기와 더불어 사는 환경을 지키고 만들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에 이 책이 나오게 된 동기라고 한다.
책 중간에는 딸의 그림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있는데 미숙한 아이의 그림을 책이 실은 까닭도 그런 이유라고....
섬세한 채색화와 튀어 오르는 듯한 우리 물고기의 여러 모습을 보니 작가가 얼만큼 공들였는지 책장을 넘기며 조금은 느껴졌다. 또한 작가만큼은 아니지만 개발로 인해 사라져 가는 작은생명을 안타까워 하는 마음도 들게한 작품이었다.

11.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동물들과 아이와의 표현의 공통점을 그린 책이다
세밀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이에게 느끼는걸까? 수줍고 고운선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아이가 세수할때는 토끼도 세수하고 아이가 응가할때는 바둑이도 응가하고, 아이들은 동물들과 함께 보면서 동물을 친근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하는 생활태도도 배울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흉내내는 말의 사용이 재미있다. 동요(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의 리듬을 타고 노래하듯이 읽어주면 더 좋아할 것 같다.
이 아이의 모델이 실제 작가의 아들이다. 그림그리는 동안 아이가 자라고 있어 힘이 들었다는 후담도 있다.

12.말썽꾸러기 또또
고양이 또또는 할머니와 한 가족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렇듯이 또또도 똑같이 알고 싶은 것이 생기면 뒷일을 챙겨 생각하지 못하고 궁금한 것을 향해 달려가고, 감당 못할 사건을 일으킨다. 애써 가꾼 꽃밭을 망가뜨리고, 화분도 깨고, 꽃도 꺾고 맙니다. 할머니의 벼락같은 야단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말썽을 부린 아이가 엄마한테 혼날까봐 가슴 졸이듯이 또또는 겁이 나서 집에도 못들어 오고……. 아무리 큰 잘못도 우리 엄마 아빠들의 사랑을 식게 할 수 없는 것처럼 할머니도 비오는 거리에서 헤매고 있을 또또를 걱정하고 사랑으로 감싸준다.
갈색 동판화의 다양하고 차분한 선으로 깜찍한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만화처럼 칸칸으로 나누어 그린 그림은 고양이가 일으키는 사건들과 그 사건들로 인해 기죽은 고양이의 표정을 한층 살아나게 만들어 준다.
작가는 대학때 부전공으로 판화를 했다고 한다. 학기중에는 전공으로 동양화를 그리고 방학때는 판화작업을 했지만 졸업후 판화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판화의 매력은 에기치 못한 효과를 거둔다는게 그의 말이다. 본 표지는 동판에 그라운드를 발라 말린 다음 니들로 긁고 질산염을 희석시킨 부식액에 담근뒤 적당한 시간동안 두었다가 동판을 건져내여 말리고, 잉크를 바르고 표면의 잉크를 닦고, 프레스로 누는것이라 한다. 어린이들이 여러 그림재료를 알고 재료가 다름에 따라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서도 알수 있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13.산에가자

산처럼 우뚝 크게 쓰인 '산' 글자가 붉게 물든 단풍잎 따라 빨갛다. 사랑하는 아빠와 딸의 정다운 산행이다. 이책은 아이의 그림일기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기 위해 대부분의 그림을 왼손으로 그렸다고 한다.
도시옆 큰 산에 단풍이 한창이다. 그 산을 바로보고 있음직한 아빠가 딸 솔이에게 산에 가자하고 아빠는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자고 권하다. 청설모를 본 솔이가 청설모 흉내를 내니 아빠도 따라 곰 흉내를 낸다.... 동물 흉내를 내는 장면은 연속 촬영을 한 듯한 효과가 나도록 그림위에 스케치북을 올려 놓는 형식을 빌려 그렸다. 크레용, 수채화, 연필을 섞어 그린 그림이 마음에 선하게 다가온다. 울퉁불퉁 엉성한 듯한 그림이 독특하고 사실적이기 보다 단순하고 상징적으로 묘사된 자연의 모습이 새롭고 원색과 중간색을 적절하게 섞은 풍부한 색감에서도 작가의 세심함이 돋보인 작품이다.

최초의 자동차 그림【내가 좋아하는 자동차시리즈】

어린 남자아이가 좋아할만한 책이다. 아이에게 자동차는 교통수단이 아닌 꿈이고 친구며
생활이다.
자동차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소재로만 본다면 현대의 것이지만 우리 동양적인 그림으로 잘 조화시킨 작품이라고 할 만 하다.

14. 털털털굴삭기
승용차, 트럭, 등 다른자동차들이 모두 자기가 최고라고 자랑을 하여 기운이 빠지지만 바위가 굴러떨어져 있어 바위 치우는 일을 하게 되면서 자기만의 고유한 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내용이다.

15. 부릉부릉 트럭 삼형제
트럭삼형제인 덤프와 트레일러 용달은 달리기 시합을 한다. 용달이 이겼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중에 용달만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이삿짐을 나르자 덤프와 트레일러도 용달을 칭찬해 준다. 굴삭기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맞는 일도 있다는 것과 함께 하는 소중함도 전해주는 내용이다.

16. 삐뽀삐뽀불자동차
119소방소에 있는 살수차, 구급차, 사다리차는 불이 나면 함께 출동한다. 구급차는 환자를 이송하고 살수차는 불을 끄지만 사다리차는 할 일이 없다. 하지만 건물에 불이나자 사다리차는 활약을 할 수 있게 된다. 서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내용이다.



또다른 작품으로는
한병호는 여러전집에 삽화를 그렸는데 그중 『교원』의 《호야토야 옛날이야기》중 두권에 삽화가 실려 있어 소개 합니다,

◎거지도깨비와 친구
거지친구인 개똥이와 쇠똥이가 있었는데 도깨비의 도움으로 나라의 최고 벼슬아치와 최고의 장사꾼이 되었다는 내용으로 이책에서도 역시 도깨비가 인자하고 마치 할아버지 같은 정감있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먹을 사용해 검정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도깨비를 안정적인 녹색으로 그려놓은 것으로 보아 편안한 인상을 주려는 도깨비 작가의 마음인 듯 싶다.
화선지에 먹을 사용하여 동양화 같은 느김을 들게 하였고 화선지에서만 볼수 있는 먹의 농도가 얕아 그림자 같은 번짐이 있는것도 그림을 편하게 볼수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효자와 눈썹없는 호랑이
효자나무꾼 아들의 어머니가 병으로 앓아 누워계신데 호랑이의 눈썹을 달여 먹으면 낫는다는 의원의 말을 듣고 호랑이를 찾아 눈썹과 자신의 목숨을 바꾸자 한다. 호랑이는 효심에 감동하여 눈썹을 떼어주고 사람은 잡아먹지 않겠다 사라지고 나무꾼은 효자 눈에만 보이는 겨울의 꽃밭에서 산딸기를 팔며 잘 살았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는 호랑이가 도깨비의 역할을 해주는 듯 한다.(이제껏 봐온 도깨비의 선행(?)을 미루어 짐작컨데)화선지에 채색해서 (거지도깨비와 친구)보다는 활력이 있어 보인다. (토끼와 늑대와....)에선 나무결을 그대로 살리려 긁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표지 그림에서도 볼수 있었음) 호랑이의 몸 부분이 털로 감싸여 있는 느낌이 들게 세밀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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