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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그림책작가

야시마타로

by 홍 솔 2007. 4. 26.
작가 소개 :야시마 타로
1. 생애
야시마 타로(본명 이와마츠 준,1907~ 1994)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1908년 9월 21일에 태어났다. 야시마는 큐슈 서해안 한 작은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의사였다. 또 동양화 수집가였으며 아들의 예술적 기질을 자극했다.

야시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경예술대학에서 3년간 공부했다. 곧 일본에서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가로서 두각을 드러냈으나 노동운동에 투신하면서 몇 차례 사상범으로 아내 도모에와 함께 수감형에 처하게 됐다. 아내 또한 화가였다. 1939년 야시마 부부는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서양 거장의 걸작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의 미술과 순회길에 오른다.

그들의 어린 아들 이와마츠 마코는 조부모와 함께 일본에 남겨 두고 말이다. 야시마 부부는 1939년부터 41년까지 뉴욕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공부한다. 미국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했을 때 야시마는 미군에 입대한다. 당시 풍자만화가로 인정을 받고 이던 그는 미국
전시정보국에서 일본군에게 배포하는 만화 삐라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

운하무장>이다.그의 가명을 ‘야시마 타로’라 한건 이때부터이다. 바로 일본에 있는 그의 가족, 특히 그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아내도 이때부터 필명인 야시마 미쯔로 알려지게 된다.

아들을 만난 바로 그 즈음에 야시마 부부는 둘째 딸 모모를 낳는다. 또 이때부터 야시마는 심각한 위궤양에 시달리고 거의 4년만에 건강을 회복한다. 이 긴 4년동안 모모의 사랑과 걱정은 야시마에게 큰 위안이 된다. 야시마는 고마움의 표시로 어린 딸을 기쁘게 해 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일본에서 보냈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렇게 해서 나온 그의 첫 번째 그림책이 The Village Tree(1953년)이다. Plenty to Watch(1954년)도 어린 시절 일본에서의 기억에서 나온 그림책으로 아내와 같이 썼다. 모모는 야시마의 책에서 3번 등장한다.

1954년, 야시마는 뉴욕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거기에서 그는 그림을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로스 엔젤레스에서 야시마 부부는 야시마 미술 학원을 연다. 엄마 아빠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안 야시마의 아이들은 둘 다 배우로 큰다.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단조로우면서도 섬세한 문장 때문에 야시마는 많은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까마귀 소년>(1956년),<우산>(1958년),<바닷가 이야기>(1967년)는 모두 칼테콧 아너상을 받았다. 야시마는 남가주 의회에서 주는 아동. 청소년 문학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또 1974년에는 Southern Mississippi's Silver Medllion 대학에서 주는 보상금의 수혜자가 되기도 한다. 야시마의 작품은 많은 공공기관과 개인의 소장품이 되었고,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어린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린이들이 이 땅에서의 삶을 즐기게 합시다. 이 세상의 악에 무너지고 비틀려지지 않는,강건한 어린이가 되게 하자구요.“

2 작품소개

ꁵ<우산>(출판사 미래 M&B)
ꁳ줄거리
복숭아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모모는 세살이 되던 생일에 빨간 장화와 파란 우산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제 유아원에 갈 나이가 되었지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비는 오지 않고 맑고 화창한 날만 계속되었어요. 마음이 초초해진 모모는 햇살이 눈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다며, 바람이 불어서 눈을 뜰 수가 없다며 우산을 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데 우산이라니요. 엄마가 잘 타일렀지요.

그런데 어느 날 드디어 비가 내렸어요. 세수하는 것도 잊은 모모는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거리로 나왔어요, 빗방울들이 춤을 추며 모모를 반겼지요.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서 모모는 똑바로 걸어갔어요. 마치 다 큰 숙녀처럼 의젓하게 말이에요. 우산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실로폰 소리처럼 멋진 음악을 연주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였지요.

그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요. 유아원을 마친 모모는 우산만은 꼭 챙겨 들었어요. 아빠가 데리러 왔지만, 모모는 이번에도 혼자서 똑바로 걸어갔어요. 마치 다 큰 숙녀처럼 말이 예요. 세월이 흘러 진짜 어엿한 숙녀가 된 모모는 이 날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날은 모모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우산을 쓰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지 않고 혼자 걸어갔던 소중한 날입니다.

ꁳ책소개
자아에 눈을 떠가는 어린아이의 심리를 리듬감 있게 형상화시킨, 야시마 타로의 칼데콧 수상작!
칼데콧 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야시마 타로는 <까마귀 소년>으로 우리 나라에 알려져 매니아 층을 형성할 정도로 예술성을 인정받은 그림책 작가입니다.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인 문학작품으로 정화해 내는 능력이 탁월한 타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어서 쉽게 놓치기 마련인 소박한 이야기를 주로 다룹니다. 타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고 정교합니다. 이야기는 독특하고 강력한 그림과 결합되면서 독자들에게 묘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정서적 충격을 던집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맛있는 밥처럼 타로의 작품에는 읽으면 읽을수록 깊어지는 감동과 울림이 있습니다.

<우산>의 세 살배기 어린아이로 하여금 혼자 힘으로 세상과 처음 만나게 해준 중요한 상징물이며, 엄마 아빠를 대신한 보호막입니다. 우산은 비가 내려 소란스러운 사람들 틈에서 의젓하게 자신의 길을 똑바로 걸어가게끔 내면의 성숙을 가져다줍니다. 우산은 그 길 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느끼게 합니다. 비가 내리는 거리는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으며,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생전 처음 듣는 아름다운 노랫소리처럼 들립니다.

판화기법과 반복으로 리듬감을 최대한 살려, 철학적 주제를 밝고 맑게 표현해 낸 타로의 탁월한 그림 세계 <우산>은 지금부터 43년 전에 만들어진 그림책입니다. 세월의 때를 타 약간 빛이 바랜 듯이 느껴지는 <우산>은 찬화 기법을 이용해 만들어졌는데도 유화와 파스텔화의 느낌을 동시에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디테일보다는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비중을 두었으며, 주인공의 심리를 매개하는 주위의 사물들을 주인공보다 더 부각되게 나타내었습니다.

똑같아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그름의 시각적인 반복과 비슷한 글의 청각적인 반복을 통해 리듬감을 최대한 살려내었습니다, 이것은 비를 기다리는 아이의 반복되는 일상을 표현함과 동시에 기다리던 비가 내리는 특별한 날의 반가움과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산>을 비롯한 타로의 그림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섬세하고 정교합니다. 강렬한 원색과 거친 붓터치가 특징인 그의 작품은 지금에 와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느끼게 할만큼 43년이라는 세월을 무색케 합니다, 일찍이 현대적인 회화 기법을 공부하고 발전시킨 타로의 실험 정신이 고스란히 배어 이기 때문이지요.

ꁵ<까마귀 소년>( 출판사 비룡소)
ꁳ줄거리
먼 산골에서 난생 처음 학교에 온 아이는 낯선 학교 낯선 선생님이 무섭기만 하다. 아무하고도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모했고 공부는 꼴지를 면치 못했다, 그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했던 아이는 따돌림을 받다가 외톨이가 된다. 그리고 주변의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혼자시간 보내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한다. 책상의 나뭇결, 비 오는 창 밖에 보이는 놀라운 사실들, 눈을 감으면 들려 오는 온갖 소리들, 날아가는 새, 기어가는 벌레들은 모두 그의 동무가 된다. 아이들은 그 애를 땅꼬마, 바로, 멍청이라 부른다.

새로 부임한 이소베 선생님에게 발견되기까지 땅꼬마는 상처받은 한 마리 새였다. 이소베 선생님은 산과 들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는 땅꼬마를 유심히 지켜본다. 그 애가 그린 그림,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도 소중히 여겨 준다.

그리고 그 해 학예회 날 땅꼬마는 무대에 올려준다. 무대에 올라간 땅꼬마는 알에서 갓 깬 까마귀 소리부터 엄마 까마귀 소리, 좋은 일 또는 나쁜 일이 생겼을 때, 행복할 때 내는 소리 그리고 고목에 앉아 우는 까마귀 소리 까지 온갖 소리를 흉내낸다, 사람들은 비로서 먼 산길을 혼자 걸어서 학교에 오가면서 따돌림으로 깊이를 잴 수 없는 외로움에 시달렸을 아이의 마음을 읽고 눈물을 흘린다. 사람들은 그 애를 까마귀 소년이라 부른다.
아이마다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장점들을 이끌어 낼 줄 아는 사려 깊은 교사로 인해 따돌림으로 상처받은 아이가 위로를 받고 다른 사람들도 비로소 땅꼬마를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가슴을 울리며 다가온다.

ꁳ책소개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와 다르면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규격화된 사회 속에서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를 외치며 같아지기를 배워 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 다른 모습에 대하여 불안해오고 문제시한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다른’ 사람을 따돌리기도 한다. <까마귀 소년>은 그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까마귀 소년(비룡소)
이 책은 학교에 간 첫날, 그러니까 입학 일부터 아이가 하나 없어졌는데 알고 보니 학교 마룻바닥 밑에 그러니깐 깜깜한 곳에 있었다. 라는 야기로 시작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애를 아는 애는 아무도 없었고 (그런 기억 없으세요? 입학식 날이나 아니면 새 학년이 시작되는 날엔 으레 별로 친하지 않았어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얼굴들에게 무한한 우정과 동지의식을 느꼈던……. 그래서 속마음이야 어떻든 한참동안 겉으로는 그 애들하고 엄청 친한척하며 붙어 다녔던…….) 아이들은 모두 그 애를 아주 작은아이라는 뜻의 ‘땅꼬마’라고 불리게 되죠.

그 낯선 애는 선생님을 무서워해서 아무 것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아이들도 무서워해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못했죠. 공부할 때고 놀 때고 따돌림 받고, 늘 뒤쳐지고 꼴찌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외톨이였어요.

그래서 그 땅꼬마가 나름대로 이 지옥 같은 학교생활을 견디기 위해 방법을 고안해 내게 되는데 그게 뭔지 아세죠? 사팔뜨기 흉내 내는 것이었답니다. 회초리를 든 선생님, 칠판에 나가 까치발을 들고 낑낑 산수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 자기를 이유도 없이 놀려대는 못생긴 아이들……. 이런 죄다 보기 싫은 것들을 안 보려고 말이죠.

그리고는 또 다른 시간 죽이는 방법들을 생각해내게 되는데, 그건……. 몇 시간이고 천장만 뚫어져라. 쳐다보기, 책상의 나뭇결 골똘히 관찰하기, 동무 옷 꿰맨 곳 꼼꼼히 살피기, 창밖의 풍경 바라보기, 운동장에선 눈감고 밖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지네와 굼벵이들을 집어서 들여다보기…….
이런 땅꼬마를 보고 모두들 바고 멍청이라고 놀려대지만 그러건 말건 땅꼬마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한결같이 타박타박 걸어서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다녔죠.

그러다가 6학년이 되던 해 이소베 선생님이라는 얼굴에 늘 웃음기가 가시지 않는 다정한 분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 선생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학교 뒷산에 올라가시곤 했는데 땅꼬마가 머루랑 돼지감자가 자라는 곳이랑, 꽃이랑 꽃은 죄다 알고 있는 걸아시고 아주 좋아하셨죠. 땅꼬마의 그림도, 그 애의 빼뚤빼뚤한 글씨도, 그리고 그 아이와 이야기 나누는 것도 말 이예요.

그러다가 그 해 학예회가 열리던 날, 학예회하곤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 이 땅꼬마가 갑자기 무대에 서는 바람에 모두들 놀라는 일이 일어납니다. 땅꼬마가 무엇을 발표했냐고요?
바로 까마귀 울음소리 흉내였어요. 알에서 갓 깨어 나온 새끼 까마귀로부터 고목나무에 앉아 우는 까마귀 소리에 이르기 까지 목구멍에서 아주 별난 목소리를 토해내며 흉내를 내었죠. 여섯 해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멀고 외딴 집에서 학교로, 또 학교에서 집으로 타박타박 걸으며 배우게 된 그 소리들을요…….

아이들은 땅꼬마가 그 소리들을 배우게 된 그 길고 긴 6년 동안 자기네들이 땅꼬마라 얼마나 괴롭혔는지 생각하면서 울게 되고 어른들도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땅꼬마는 참 장한 아이라고 말하죠. 그리곤 졸업을 하게 되는데 그 반에서 6년 개근사을 받은 아이는 땅꼬마 혼자뿐이었죠.

그 후로 이제 어누 누구도 그 애를 ‘땅꼬마’로 부르지 않았고 대신 ‘까마귀 소년’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얘기로 끝을 맺고 있는데요.

반기는 이 하나 없는 아니 오히려 놀림감이 되거나 따돌림 당하기 일쑤인 그 지겨워 빠진 학교에 6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동틀 무렵 타박타박, 해 질 무렵 집으로 타박타박했던 그 땅꼬마의 얘기를 읽으며 저는 사실 이 책의 주제로 논해지는 이지메 문제나 참교육, 참스승의 모습 같은 것들이 떠올랐기보다는 이젠 이 사회 어디서나 흔히 ‘능력’이라는 것과 대조되어 얘기되며 저기 저 바닥에 패댕이쳐지다 못해 아주 흔적조차 없이 짓밟혀지지 일쑤인 “농업적 근면성”이란 것이 떠오르더군요.

왜 땅꼬마는 자기 자신이 요만큼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자기 자신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 학교에 별의별 까마귀 소리를 다 배울 정도로 그 멀고 외로웠던 길을 6년씩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타박타박 걸어 다녔을까, 그리고 도대체 이런 그 아이의 무엇을 사람들은 장하다고 한걸까? 무엇 때문에 그 애를 더 이상 땅꼬마라고 부르지 않고 까마귀 소년이라고 그마나 인정해주게 된 걸까.

결국 정해진 전제 하에서 (‘죽으나 사나 학교 다니기로 함’ 이라는)그것을 감히 뛰쳐나가거나 아님 뒤집을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마치 꼭 받아야 할 벌을 받는 아이처럼, 어떤 괴로움도 묵묵히 받아들이며( 실은 받아들일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타박타박 학교에 다닌 그 아이의 모습을 통해 그 괴로움이나 그 고통을 이겨내고 마침내 승리를 얻어낸 (말하자면 뭐 학교에서 공부는 못했지만 꽃 이름도 잘 알고, 까마귀 소리도 잘 내고, 6년 개근도 했고 등등....)장한 승자의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오로지 그 괴로움의 긴 세월을 묵묵히 하루도 빠짐없이 겪어 낸, 어찌 보면 운명적 이기까지 한 패자, 약자가 된 이가 지닌 내면의 힘과 그가 겪어낸 그 인고의 세월을, 그 세월의 위대성을 인정해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요.

세상사람 누구나 조금씩은,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견뎌내고 있는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을까, <까마귀 소년> 이야기는 이지메 당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어차피 까마귀 소년일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위로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닐까요.

<까마귀 소년>과 <우산>
야시마 타로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그림책<까마귀소년>과 <우산>을 보면서 상상해 본다. 아울러 그림책 작가가 그림책을 그리고 싶어졌을 때, 그 생각을 어떻게 구체화할까? 아래는 그냥 두 그림책에서 보이는 비슷한 점들을 나열해 보았다.

<까마귀 소년>과 <우산>은 여러 면에서 닮았다. 우선 표지를 보면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목 부분, 주인공 얼굴, 작가명과 출판사명 부분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림을 쭉쭉 넘겨보면 표면적인 비슷한 점이 눈에 띈다. 먼저 주로 쓰고 있는 색깔들을 보면 빛바랜 노랑, 빨강(분홍), 파랑이다. 화려하지 않고 탁하다. 그리고 그림의 구도에 시선을 주다 보면 매 그림마다 네모와 동그라미가 보인다.

네모난 건물에 동그란 사람 얼굴과 같은 식이다. <까마귀 소년>의 제목 페이지를 보면 네모난 칠판에 동그란 종이 보인다. <우산>의 제목 페이지도 네모난 창틀로 테두리를 쳤다. 그리고 얼마나 창문을 좋아하는지, <까마귀 소년>이든 <우산>이든 많은 창문들이 보인다. 네모와 동그라미, 노랑, 빨강, 파랑 이러한 것들이 그의 그림을 보면서 뽑아낸 키워드들이다.

글도 꼼꼼히 여러 번 읽어보고 써 보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다서 부분씩 나눌 수 있을 거 같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하마면 발단- 전개- 위기(전환)-절정- 결말 다섯 부분으로 나누다 보면 이야기의 전개뿐만이 아니라 시간상의 흐름도 눈에 띈다.

<까마귀 소년>은
1.학교에 간 첫 날, 땅꼬마를 알게 되고,
2.얼마 지나지 않아 따돌림을 받던 땅꼬마는 이상한 행동들을 하고,
3.다섯 해가 흘러 6학년이 되고, 이소베 선생님이 새로 오신다.
4.그 해 학예회 때, 땅꼬마는 까마귀 울음소리를 낸다.
5.졸업을 한 뒤, 이젠 까마귀 소년이라 불리는 땅꼬나는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우산>의 경우
1.봄, 세살이 되던 날, 모모는 우산을 선물로 받는다.
2.여름, 매일 아침, 모모는 우산을 쓰고 싶어 하지만 햇볕만 쨍쨍 내리쬔다.
3.비, 아주아주 많은 날들이 지나고 난 뒤 마침내 비가 내린다.
4.아빠가 모모를 데리러 유아원에 오셨을 때, 우산을 챙겨 집으로 들어온다.
5.복숭아, 모모는 이제 숙녀가 되었고, 이 이야기는 더는 기억하지 못한다.

위와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그림에선 공간을 , 글에선 시각을 각각 분업해서 담아내고 있음을 알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몇 해에 걸쳐서 진행되기도 하지만 아침에서 시작해 낮에 일들이 벌어지고 저녁 무렵 끝난다.

또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까마귀 소년>의 경우 학예회 날 무대에 땅꼬마가 올라서 있고 한참의 여백을 비워둔 채 아래 켜네 의아해 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있다. 두 페이지에 걸친 그 큰 여백이 무대 위의 땅꼬마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동시에 관객들이 황당해 하는 마음의 공허함을 표현해 준다. 그리고 그 다음 다음 페이지에는 외로운 까마귀의 기괴한 울음소리와 머나먼 산골에 떨어져 있는 땅꼬마 집의 모습이 있다. 시선이 멀리 멀리로 가고 까마귀 울음소리가 길게 메아리치는 것 같다.

<우산>의 절정이자 압권은 기다리던 비가 오는 장면이 아닐까? 참으로 실로폰 소리 같고 작은 사람들이 춤 추는 것 같은 비 모습이다. ( 그 외 멋진 비 장면으로는 나카노 히로카주의 <외톨이 사자는 친구가 없대요>, 유리 슐레비츠의 <비오는 날>, 류재수의<노란우산>이 따오른다.)

야시마 타로가 의도했든 무의식적이든 그의 그림책에서도 그림책이 가지는 많은 전형적 모습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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