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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그림책작가

그림책 작가 사라스튜어트,데이비드 스몰

by 홍 솔 2007. 4. 26.
작가소개

글작 가 : 사라 스튜어트
사라 스튜어트는 텍사스에서 자랐으며, 라틴어와 철학을 전공했다. 한때 교사이기도 했던 그녀는 뉴욕 타임즈에 어린이책 서평을 쓰고 있으며, 때때로 시를 발표하기도 한다. 또한 사라 스튜어트는 자신의 글에 남편 데이비드 스몰이 그림을 그려 만든 그림책을 여럿 발표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리디아의 정원>으로 1998년도에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다.


그림작가 : 데이비드 스몰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예일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뒤에 석사 학위를 받고 미시간 대학과 뉴욕 주립대학들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스몰은 어린이책을 만드는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뿐만 아니라 프리랜서로 일하는 상업예술가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도 뛰어나 "뉴욕 타임스"의 서평 전문 기자로도 활동했습니다. 마흔이 가까워서야 비로서 어린이책을 내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진짜 예술가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1998년에 낸『리디아의 정원』이 칼데콧 아너 북 리스트에 선정되었고, 2001년에『대통령이 되고 싶다고?』로 칼데콧상을 수상했습니다

*작가연구 데이비드 스몰*
칼데콧 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스몰의 그림책은 장인의 손길을 느끼게 합니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밝고 경쾌한 수채화, 사소한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그려낸 스케치, 그의 그림은 잔잔하지만 결코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어떻구요.
데이비드 스몰은 아마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나 봅니다. 그가 그린 그림책의 거의 모든 쪽에 고양이가 등장하거든요. 그림 속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고양이를 찾아보세요. -

데이비드 스몰의 그림은 밝고 깨끗한 색감이 특징입니다. 사람의 형상을 단순한 선으로 깨끗하고 세련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책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씩씩한 여자 아이의 모습에 있지 않을까요? 책만 있으면 행복한 엘리자베스, 아버지가 실직하여 외삼촌 댁으로 보내져도 씩씩한 리디아. 그리고 머리에 뿔이났어요 책의 주인공 이모겐. 데이비드 스몰의 이야기 속의 여자 아이는 항상 밝고 낙천적이랍니다.

<도서관>의 고집스럽게 책만 읽는 엘리자베스 브라운에게서 책 읽는 즐거움을, 세상을 바꿀 작은 변화를 스스로 일구어 낸 <리디아의 정원>에서 희망을 읽었다면 이번 책 <머리에 뿔이 났어요>에서는 데이비드 스몰 식의 낙천적인 웃음과 짓궂은 장난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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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줄거리>
메리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하늘에서 뚝 떨어져 이 세상에 온다. 깡마르고 눈이 나쁘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 엘리자베스 브라운. 그런데 그녀는 인형놀이에도 스케이트에도 관심없다. 엘리자베스 브라운이 좋아하는 것은 오직 독서뿐이다. 잠잘 때에도, 학교에 갈 때에도, 수업시간 중에도,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책 읽을 생각만 한다. 너무 많은 책 때문에 침대가 부서지기도 하고 책장이 무너져내리기도 한다. 그래도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운동을 하면서, 청소를 하면서 여전히 책을 읽는다.
그러다가 마침내 올 것이 오고 만다. 책들이 엘리자베스의 집을 온통 채워 현관문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그날 오후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단호한 결정을 내리고 법원으로 찾아간다. 자기의 전재산을 마을에 헌납한 것이다. 이제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집은 ‘엘리자베스 브라운 도서관’이 되었고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친구집에 살면서 날마다 ‘도서관’을 찾아가 책을 읽는다.

<도서관 작품 소개>
데이비드 스몰과 사라 스튜어트 부부가 합작한 또 하나의 작품 《도서관》은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 도서관이 생기게 된 경위를 ‘메리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전기 형식으로 서술하였다. 적절한 과장과 위트 넘치는 필치, 섬세한 그림이 시종일관 훈훈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도서관》은 한장 한장의 그림이 액자 속에 담겨 있어 마치 오래된 앨범을 펼쳐들고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린이에게 독서가 왜 좋은지 설명하려들지 않으면서 책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책은 어렵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이라고, 조금은 과장되게 표현하였지만, 이 책을 보면 누구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책의 소중함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에서 그려보이고 있는 것은 책도 인간도 아닌
책으로 인해 인간에게 생겨난 어떤 정신 상태인 몰입, 몰아지경(沒兒地境).이다.
밤 열두시에도 친구 집에 가서 책을 빌려 오며 행복해하고
나이가 차도 배우자를 고르느라 삶을 저울질하지 않고,
여행지에서 길을 잃으면 하는 수 없어
그 곳에 살 집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면 그만.
장보러 갔다가 살 물건을 적은 종이를 잃어 버리면 빈손으로 돌아왔고
그렇게 좋아하는 책을 더 이상 사들일 수 없이 집이 책으로 가득차도
자신의 책을 모두 마을에 헌납해 도서관을 만들고
친구 집에 가서 살면 되는 엘리자베스 브라운.
『도서관』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나'가 없어져 버리는 몰입의 경지 속에는 자유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다름이 아닌 바로 이 몰입(沒入)과 자유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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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스지에 어린이책 서평을 쓰고 있는 사라 스튜어트의 '도서관'은 책벌레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이야기를 그렸답니다. 인형 놀이도 스케이트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책읽기만을 좋아했던 어린 소녀가, 커가면서 온 집안이 책으로 뒤덮이자 자기가 평생 모은 책을 마을에 기증해 도서관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죠. 우리 어린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줄 것입니다."

<함께보면 좋을 책>
*책읽기 좋아하는 할머니*
『책 읽기 좋아하던 할머니』는『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원제는 The old woman who loved to read 인만큼
이 책에서 바꿔 표기했듯이 『책 읽기 좋아하던 할머니』가 맞는 제목이겠죠.
이젠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할머니라는 암시를 풍기는...

『도서관』이 책읽기에 빠져 누리게 된 자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면,
책 읽기를 참이나 좋아하던 한 할머니의 얘기를 그린 이 책은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할머니는 정말로 책 읽기를 좋아하는 할머니거든요.
오로지 책에만 정신이 팔려^^ 계시죠
실내건 야외건 할머니가 가는 곳엔 언제나 책이 몇 권씩 쌓여 있고
개에게 우유를 먹이면서도 양의 털을 깎으면서도 책에 코를 박고 있는가 하면
펌프질을 하거나 더위로부터 동물들을 피신시킬 때에도 책을 끼고 있어요.

조용하고 쓸쓸한 삶의 황혼기에 이 할머니를 살아 있게 만드는 책.
책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음으로 인해 일상의 잡사들에 속도가 붙고
마침내 그 자질구레한 일들에서 놓여나 책을 즐길 수 있게 될 때의 행복감.

『책읽기 좋아하던 할머니』는
이렇게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었군요.

**그림책사냥꾼** (2001.7.2

*리디아의 정원*
<줄거리>
꽃과 꽃보다 더 아름다운 아이의 마음으로 이루어내는 멋진 기적을 그린 책이다.
<도서관>에서 책읽기에 몰입된 소녀 엘리자베스 브라운을 그려내었던 사라 스튜어트가 이번에 그려낸 소녀는 원예에 몰입한 소녀이다.
시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정원을 가꾸던 리디아는 아버지의 실직으로 도시의 외삼촌 댁에 맡겨진다. 도시에 도착해서 만난 외삼촌은 잘 웃지도 않고 무뚝뚝한 사람이다.
리디아는 외삼촌을 웃게 하기 위해 비밀준비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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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는 시골 할머니가 보내주는 꽃씨를 열심히 가꾸어 나가고 주위의 사람들도 하나 둘씩 돕기 시작한다. 어느 날, 쓰레기로만 뒤범벅되어 있는 옥상을 발견한 리디아는 아주 기뻐한다.
마침내 독립 기념일에 옥상으로 외삼촌을 초대한 리디아는 아주 놀라운 광경을 외삼촌에게 선물한다. 쓰레기장이었던 옥상은 어느새 온갖 화초가 자리잡은 '멋진 정원'으로 거듭나 있었다. 감동과 놀람으로 외삼촌은 꽃으로 뒤덮인 케익을 리디아에게 선물한다. 아버지가 취직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시골 집으로 돌아가는 리디아를 배웅하러 외삼촌 식구들이 플랫포옴에 다 모였다. 처음 리디아가 왔을 때, 그 어색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섭섭한 표정이 가득한 이별 모습. 리디아는 다시 본격적인 원예사로 돌아간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리디아의 정원 작품소개>
수채화로 그려낸 맑은 그림이 꽃과 만나 더욱 화사하다. 이야기는 설명글이 아닌 리디아가 가족이나 외삼촌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진행이 된다. 가족간의 사랑과 '꽃'이라는 자연이 만나 더욱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이 되었다. 1998년 칼데콧 명예도서상 수상.
이 책은 리디아의 편지로만 이루어져 있다. 리디아가 부모님과 할머니에게 전하는 소식들로 책의 줄거리를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꽃을 가꾸는 것으로 리디아는 희망을 키워 가고, 꽃을 가꾸는 것으로 무뚝뚝한 외삼촌에게 삶의 기쁨을 선물한다. 생각이 건강하고 예쁜 리디아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그 활기와 희망을 전한다.

분문은 1930년대 미국의 어느 가정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리디아의 정원』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됩니다.

저자는 전지적 작가 시점도 아니고 일인칭 화자 시점도 아닌,
리디아라는 소녀가 가족에게 보내는 열 두 통의 편지를 독자들이 들여다보고
얘기를 짐작하는 "엿보기"라는 형식으로 더욱더 각별한 재미를 주는
이 독특한 그림책을 아주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미덕은
어려운 시절이면 늘어지기 쉬운 설교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어른들의 어려움, 혹은 어두움을 배경으로 리디아라는 아이, 혹은 밝음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이 사실은 저도 크게 공감하는 바인데
구구절절 세상살이의 어려움과 고통, 어두움을 강조하며
그것에 비관하다가 그래도 신통하게 딛고 일어서는 의지의 주인공 이야기를
시종일관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그림책을 보다보면
그런 이야기에서 희망이 떠올려지기 보다는
그 지리한 신파스러움과 결론의 어설픈 낙천에 고개가 돌려지곤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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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 >
아버지의 실직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리디아는 외삼촌 댁에 맡겨진다. 무뚝뚝한 외삼촌과 생활하게 된 리디아는 집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버려진 공간인 옥상을 정원으로 가꾼다. 독립기념일, 외삼촌은 아버지가 취직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리디아가 쓴 편지로만 이루어진 따뜻한 글과 파스텔과 펜으로 그린 그림이 어우러져 감동을 더한다. - 어린이도서연구회 ( 2001-01-08 )

아이북랜드 : 가슴이 푸근해지는 한편의 동화로 편지글 형태의이야기다. 리디아는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도시에서 빵가게를 하는 외삼촌 댁으로 보내진다. 무뚝뚝한 외삼촌과 함께 하는 도시 생활이지만 리디아의 그 밝음은 이내 멋진 꽃밭을 가꾸면서 환하게 빛난다. 따뜻한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삽화는 리디아의 심리와 분위기를 한층 잘 표현했다.(8∼10세) - 아이북랜드 도서선정팀 ( 2001-06-29 )

한국일보 : <리디아의 정원>은 역경 속에서도 순수한 마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주인공을 통해 교훈을 주는 동화다. 요즘 우리 현실과 비슷한 1930년대 미국. 리디아는 아버지의 실직과 가난으로 부모와 떨어져 대도시의 외삼촌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다. 리디아가 할머니, 외삼촌 부모에게 보낸 엽서가 이야기를 이어가는 장치다. 채소와 꽃을 가꾸는 일이 가장 큰 즐거움인 리디아는 낯선 도시에 외서 집집마다 예쁜 화분이 있는 것을 보고 안심하는데…. - 김동선 기자 ( 1998-04-28 )

어린이 리브로 리뷰
어려운 현실 속의 독자에게 말을 거는 그림책
넓은 정원을 가진 집. 우리는 모두 그런 집을 꿈꿉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한 발 내딛으면 바람에 흔들리던 꽃들이 먼저 인사를 하고, 훌쩍 키가 큰 나무들이 잎잎이 나부끼며 푸른 숨을 내쉬는 곳. 그런데 〈리디아의 정원〉을 보면 정원은 무작정 크고 넓다고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리디아는 화초를 가꾸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소녀였어요. 흙을 어루만질 때 는 마냥 행복했고, 겨우 고개를 내민 어린 싹을 보고 있으면 남몰래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겠지요.
그리고 그런 리디아의 곁에는 든든한 부모님과 사려 깊은 할머니가 서 계셨지요.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직장을 잃고 집안 살림이 갑자기 흔들리기 전까지 리디아는 아주 행복한 꼬마 정원사였지요.

가장의 실직. 요즘 우리 귀에 자주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직장을 잃고 여러 도시를 떠도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불안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식구들과 헤어져 먼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간 친구.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어져 몇 년째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선배들. 그들은 모두 첩첩산중을 헤매는 심정으로 어느 낯선 거리에서 ‘삶의 재기’를 꿈꾸고 있을 겁니다. 보고 싶은 가족들을 가슴에 묻어둔 채로.


5

<리디아의 정원>의 설정은 자꾸만 현실 속의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이렇게 안타까운 사연이 나만의 얘기는 아니잖아요?” 하고 리디아가 되묻는 듯해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해요.

그래서 이 그림책을 읽다 보면 씩씩하고 상냥한 리디아가 얼마나 대견한지 몰라요. 그래서 저절로 리디아를 응원하게 됩니다. 무뚝뚝하고 항상 화난 사람처럼 보이는 외삼촌을 위해 '비밀의 정원'을 꾸미고 그곳에서 깜짝 파티를 여는 리디아. 이쯤 되면 리디아에게 힘차게 박수라도 쳐주고 싶어지지요.

사실 예술 작품 속에서 '정원'은 여러 가지 상징으로 쓰입니다. 영화 <천국의 아이들>을 보면 알리의 아버지가 부자 마을의 정원에 가서 일을 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안쓰러울 정도로 가난한 집에서 살던 알리의 눈에 부자 마을의 넓은 정원은 어떻게 보였을까요? 이 영화에서의 정원은 빈부의 격차, 삶의 쓰라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드러납니다.

정원은 영화 <가위손>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으로 등장해요. 외로운 가위손은 정원에서 놀라운 가위 솜씨를 발휘하며 정원사로 각광을 받습니다. 하지만 가위손은 몰랐지요. 아름다운 정원을 꾸며 주는 것만으로는 위선적인 사람들의 진심어린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 영화의 정원은 상실의 공간과 다름 아닙니다. 가위손은 정원에서 '만질 수 없는 세계'와의 가여운 사랑을 확인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리디아의 정원>에서 리디아가 만든 소박한 정원은 앞선 영화들과는 반대의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곳은 메말랐던 도시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는 단비와도 같았어요. 그리고 잘 웃지 않는 외삼촌의 마음에 행복한 무지개가 피어 오르게 하는 공간이 됩니다. 이쯤 되면 리디아가 꾸민 정원은 가족의 의미, 또는 행복한 보금자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이 다가올 때쯤 연락이 끊긴 사람들이 무척 보고 싶어졌습니다. 부도난 회사 때문에 숨어 다닌다는 선배는 안양 어딘가에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요. 결혼을 앞두고 직장을 잃은 한 후배가 결국 파혼을 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들을 위해 나도 리디아처럼 기쁨을 감춰둔 작고 소박한 비밀정원을 만들어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실이 동화처럼 행복한 반전을 가질 수 있다면, 그런 소망 때문에 동화를 읽으며 또다른 꿈을 꾸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리디아의 마지막 편지를 읽을 차례입니다. 기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리디아는 아버지가 다시 직장을 얻었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서운함을 몰래 깨물고 있었어요. 외삼촌은 기차역으로 리디아를 배웅나왔습니다. 한 번도 웃지 않으시던 외삼촌. 그런 외삼촌이 무릎을 꿇고 앉아 리디아를 꼭 껴안아 주고 있습니다. 서운함을 애써 감추려는 듯 두 눈을 꼭 감고 있었지요. 그 뒤에 빵집에서 함께 일하던 다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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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세요! 그 장면의 역은 환하고 따스한 색깔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분명히 리디아가 처음 도시로 왔을 때 서 있던 바로 그 어둡고 칙칙한 기차역인데요. 그 때의 낯선 역은 마치 거대한 어둠으로 둘러싸인 듯 어둡고 무섭게만 보였지요. 하지만 얼마나 당연한 빛깔의 변화인가요? 이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저렇게 환하게 빛나고 있는데요. (최덕수/ 어린이 리브로)
위압적인 철도 역, 남루한 도시 풍경, 어른들의 심각한 표정이 절제된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단순하고 세련된 선으로 일러스트레이션에 가까운 그림을 그린 데이비드 스몰과 글을 쓴 사라 스튜어트는 부부. - 김동선 기자(1998-04-28)

삭막한 건물이 표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표지를 펼치는 순간 아름다운 전원과 텃밭, 화려한 꽃밭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시골 풍경 속에서 꽃인지 사람인지 얼른 알아 볼 수 없게 그린 리디아와 할머니의 모습은 처음에 전혀 주인공 같지 않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겨 가면서 리디아의 편지를 읽으며 그림을 보노라면 리디아의 아름다운 마음씨와 그림 작가와 글 작가가 이루어 내는 조화로움에 쏙 빠지게 됩니다.

리디아는 시골 집을 떠나 도시에서 빵 가게를 하는 외삼촌 집으로 일을 하러 떠납니다. 설레임과 두려움을 갖고 말입니다. 도시의 황량한 기차역에서 리디아는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리디아는 그런 두려움을 곧 설레임으로 바꿔 내지요. 외삼촌은 무뚝뚝했지만 빵 가게가 있는 골목의 화분이 리디아를 설레게 했기 때문입니다.

왜 리디아는 화분을 보고 가슴이 설레었을까요? 빵 가게의 일이 힘든 일인 반면, 골목의 화분은 리디아에게 즐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랍니다. 사람은 살아 가면서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리디아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어떤 때는 사람이 일을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상황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지요. 마침내 리디아는 황량한 옥상을 꽃발으로 바꾸어 내고, 무뚝뚝한 외삼촌을 다감한 외삼촌으로 만들어 냅니다.

책을 덮기 전에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는 책을 덮은 뒤에도 여전히 입가에 남아 있습니다. 환한 리디아의 미소와 빵 가게에서 리디아와 사귀어 시골 집으로 온 고양이 오티스, 리디아가 피운 꽃이 어떤 것이 있는지 잊어 버리고 싶지 않아서 다시 펼쳐 들게 됩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경제적으로 곤란을 당하게 되는 어린이에게 꼭 선물해 주고 싶은 아름다운 책입니다.

*머리에 뿔이 났어요*
<책 소개 >
사슴처럼 머리에 뿔이 나다니! 엉뚱한 상상이 즐겁습니다. 언제나 새롭고 기발한 무언가가 되기를 꿈꾸는 아이들의 마음을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 놓았습니다. 색연필과 펜, 그리고 수채화로 그린 그림이 화사합니다. 머리에 뿔이 달리는 모습으로 변신한 사건을 심각한 고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머리의 뿔로 수건을 걸고 도넛을 꿰는 도구로 쓰고 새들이 와서 놀게 하고 피아노 칠 때 촛대로 씁니다. 역시 아이들에게 변신은 즐거운 놀이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7

그리고 마지막엔 또다른 유쾌한 반전이 새로운 상상을 이어가는데…….

어느 목요일 아침, 이모겐은 자기 머리에 뿔이 나 있는 걸 알게 됩니다. 그 때문에 이모겐은 옷을 갈아입기도 어렵고, 방문을 빠져나갈 때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모겐의 엄마는 이모겐의 이런 모습을 보고는 그만 기절하고 맙니다. 의사 선생님도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하고 교장 선생님도 할 말을 잊었습니다. 이모겐의 동생 노먼은 백과사전에서 소아 사슴뿔 병에 걸렸다고 말해 줍니다. 그래도 이모겐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합니다. 그런데 이모겐이 자고 났더니 머리 뿔이 사라져서 모두 기뻐합니다. 그런데 사라진 뿔 대신 짠! 새로운 변신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일까요?
이모겐의 뿔은 쓸모가 많습니다. 수건을 널어 말릴 수도 있고, 도넛을 끼워 새들에게 모이를 줄 수도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로, 촛불받침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요. 아쉽게도 다음 날 아침 이모겐의 뿔은 없어지지만 엄마는 또 기절을 하고 맙니다. 기절하는 엄마가 가엾기는 하지만 마지막 장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은 어쩔 수 없답니다.
아이들에게 풍부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갖게 해주는 그림동화입니다. 어느 날 아침, 그 큰 뿔이 생겼다면 정말 놀라고 팔짝 뛸 만한 일인데도, 여유있는 이모겐의 모습에 정말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리 친구들도 내일 아침을 기대해 보세요. 뿔이 생길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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