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아리랑
2006. 02.28
홀로 아리랑
짐을 정리하다보니 방 구석에 지난 가을 떨군 낙엽더미가 있었습니다.
아, 그 시간들,
<꿈꾸지 않으면 >
오프닝 무대
무대가 천천히 밝아오면서
선생님 반주에 맞추어 노래하는 밝은 표정의 아이들
근사하지 않나요.
우리반 아이들과 쉬는 시간 짬짬이 연습했지요.
하기 싫은 사람 빠지고
원한 사람들은 정말 나보다 더 설레하였는데 얘들아 미안하구나.
'피아노'와 아이들
<티셔츠 >
앞의 글씨는 내가 붓으로 쓰고 단체 T맞추는 데 맞추었지요.
색 입히는 분이 일일이 수작업하여 무늬 본 뜨는데
낙관이 꽤 까다로운 공정이라며 몇 번 통화를 했지요.
드러눕는 바람에 매장 점장님이 직접 집에까지 갖다 주셨지요.
<하늘나라 동화 >
처음엔 2년을 데리고 있었던 말썽꾸러기 노래 정말 잘하는 영원이를 위해 고른 곡이었지요.
독창 못하겠다 하여 애들이랑 함께 부르기로 한 곡입니다.
하늘나라 동화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두 개나 들어 있네요.
'피아노'와 아이들
<러브미텐드 >
엘비스 프레슬리 노래의 아주 부드럽고 달콤한 곡이었지요.
독주용으로 골랐지요.
마지막 장은 어디 갔나
어디 숨었나
' 피아노'
<세레나데 >
홍희정 피아노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준비한 시간 정말 행복했습니다.
나의 허황된 꿈을 들으시고는 꿈이 현실이 되도록 다 도와 주셨지요.
첫 날 피아노책 한아름 들고와 둘이 곡 정하던 그 날부터
난 마술에 걸려 꿈 속에서 살았습니다.
곡 선정에서 부터 연습, 그리고 무대 매너, 의상, 피아노, 화장, 머리 모양
하나에서 열까지 지도해주시고 먼저 알아봐 주시고
꿈이 무산되었을 때 나보다 더 안타까워 하셨지요.
선생님 반주로 그 가을 내내 둘이 맞춘 호흡
골방에서의 연주회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언제 다시 그런 날이 올까요.
'플룻'과 피아노
<서른즈음에 >
안지영 플룻 선생님
선생님 대학 다닐 때 까페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 연주했던 곡이라며
이 오래된 악보 주셨지요.
까다로운 이 곡 연습한다고 얼마나 이 노래 많이 들었는 지 모를거예요.
무대는 오래 서 보았지만 시 낭송 무대는 너무 떨린다며
너무나 오랫만에 세계명시선 만져본다며
새신랑 앞에서 밤이면 연습 하신다 했는데 서 보지도 못하셨네요.
'플룻'과 기타
<밤배 >
이름 기억이 안나네요.
홍대에서 그림 전공하셨는데 음악공부를 위해 음악학원에서 차 운전하시던 아저씨
직접 악보 그려 주시고 곡 정해 주시고 아저씨 기타 반주에 맞추어 연습하던 그 시간
무대가 따로 있나요.
연주회를 위해 기타도 새로 장만 하셨는데 미안해서 어쩌죠.
'플룻'과 기타
<사랑의 인사>
이 곡은 앵콜곡으로 준비한 작품이었고
더 많은 시간을 연습에 할애한 곡이었습니다.ㅋㅋ
2005년 현재 여기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앉혀놓고 이 곡을 들려주고 싶었지요.
내 방식대로의 사랑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요.
피아노 원장 선생님도 잊을 수 없어요.
마이크라도 제 위치에 세워 주겠다며
악보라도 넘겨 주겠다며 뭐 도와 줄 일 없냐며
관심 가져 주시던
잊지 못할 거예요.
'피아노'
<시집 지독한 사랑 >
벌써 5개월이 되었네요.
선생님들께 드린 것 말고는 박스 풀지도 못했네요.
고마우신 분 얼마나 많으신지요.
그 사랑 관심 잊지 않겠어요.
5학년 선생님들
축가 불러 드릴까요
안내장 나눠 드릴게요
애들 단속 할게요
꽃은 어떤 걸로 할까요
그냥 몸만 오세요.
소나무 예술극장
나와 인연이 10cm쯤 모자라 닿지 못했던
싹 수리된 너의 공간과 나의 시간이 만나 작품 만들어 보려나 했더니
빈터
아무 것도 아닌 나를 동인으로 받아 주시고
옆에서 흉내내다 보니 시집까지 엮게 되었네요.
별들 구석에 운석으로 박혀 있어도
난 아주 으쓱해 한답니다.
문학의 전당
꼬리표 하나 없는 사람
시집 발간해 주신 그 용기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나의 가족
딸 다니는 피아노 학원, 아들 서예학원
엄마가 더 열심히 다녔네요.
밤 9시면 악기 챙겨 들고 나가 밤 11시 넘어야 들어오는
음대 입시생 속에서
1년간 바람이 단단히 들었던 유별난 마누라의 남편
오늘은 아빠 늦으신다니 동생 잘 봐 엄마의 딸
게임 했다가는 알지 엄마의 아들
이해와 배려 말 안해도 알아요.
안에서 문 다 걸어 잠그고
나 한밤중에 발로 문 걷어차게 만든 건
언젠가 복수 할거여.
<작품들 >
학교도 옮기고 이사도 가고
짐 챙기러 서실 들렀습니다.
빠지는 날이 더 많았지만
지난 2년, 쪼갠 시간이었기에 더 값졌습니다.
지봉 서정진 원장 선생님의 배경 그림입니다.
원래 걸개 그림은 취소 되면서 버리셨고 이 담에 쓰라고 제목 없이 산 그림 그려 주셨습니다.
원 그림에는"피아노와 플룻이 함께하는 홍 솔의 그 첫번째 이야기"라는 부제가 씌여 있었지요.
다시는 이런 꿈 꾸지 못할 것입니다.
꿈을 쫓기엔 내 몸과 마음이 너무 무거워져 버렸거든요.
기념으로 잘 가지고 있겠습니다.
선생님의 지도로 몇 작품 건졌네요.
<시 작품..진 >
시집 속에 나오는 작품입니다.
시집 첫 장에 나오는......
<시작품...제비꽃 >
<채근담 중에서 >
쓸 때는 열심히 외웠는데 아프고 나니 까 먹었어요.
<중용 중에서 >
<난초 >
<매화 >
<인형 >
그리고 참 발도로프 인형
황규옥 선생님 지도 감사드립니다.
이 인형 우리 아들 딸 보물 1호랍니다.
엄마가 만든 거라며
손자 손녀 대대손손 물려 줘야지요
이걸 전시 해 놓아 누가 들고 가면 어떡하지.
그래 그래 아래 천에다 실로 박아 놓으면 되겠구나.
그럴 필요가 없었지요.
의심만 잔뜩하고
우리 작은 아들 미용실 데려 가야겠네요.
산발 해서 스타일 다 망가졌네.
이 것들이 다 뭐냐고요.
2005년 11월 12일 토요일 오후 6시
소나무 예술극장
<지독한 사랑> 출판 기념회
1부 - 시낭송회
2부 - 작은 음악회
전시 - 작품들
하지만 난 11월 1일 오전 9시 21세기 병원 수술실에 누웠습니다.
시집을 내고 기념회를 하는 게 아니라
기념회 날짜를 잡아놓고 맞추어 시집을 내었지요.
시집보다도 더 심혈을 기울였는데......
흔적, 간직해 놓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