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첫 번째〈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3시간 만에 외국인이 한글을 깨칠 수 있을까?

홍 솔 2023. 6. 4. 00:05

B♣ 일시: 2023. 6.3(토) 14:00~17:00

 장소: 토즈(역삼점)

 대상 : 파키스탄인 30대 후반 남성 -  한글, 한국어를 모르며 영어, 중국어에 능숙

 수업 교재 및 자료:  주교재 -10일 한글 읽기 

                                  보조교재, 교구 - 한글 기초 따라쓰기, 자음 가획 원리 카드, 가자가자 한글나라

                                                             입 모형, 오르세 미술관 전시회 자료집

                                  입모양 카드 - 한글파크 

 

 

초등학교 중학년 고학년이 되어도 수많은 예산과 외부 강사 투입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알지 못한 학생들에게 훈민정음 창제원리로 한글을 가르쳐 그들이 한글을 깨치는 기적을 경험하였다.  

훈민정음 해례본 정인지 서문에 있는 <어리석은 자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는 증명하였다.

이제 앞부분 <지혜로운 자는 아침 나절에 깨치고~    >  이 문구가 진짜인 지 아닌지 실제 증명해 보고 싶었다. 

지혜로운 외국인에게 적용해보고 싶었다.

어느 날 저녁에 나랑 색깔이 비슷한 동료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선생님, 유모차 끌고 테헤란로를 걷다 OO이 또래 외국 애를 만났는데 애들 끼리 같이 놀다 엄마 아빠를 알게 되었어요. 한국 온 지 얼마 안되어 한글도 모르고 한국말도 할줄 몰라요. 번역기 돌려가며 영어로 대화하고 있는데 한글 한번 가르쳐보실래요."

우린 따분하고 지루하고 단조로운 삶을 아주 싫어하지요. 

오늘 뭐 재미난 일 없나, 뭐 신기한 것 없나.

"언제든 좋아요. 약속 잡아요."

날짜를 잡고, 3시간 안에 끝내기 위해 토즈 3시간만 예약을 하고,  2반 선생님께서는 남편 카메라 챙겨와 촬영해주시기로 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훈민정음 창제원리로 교재, 그림 자료만 가지고 교사 학생 일체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한글을 외국인에게 가르칠 수 있을까? 이걸 실험하고 싶어서 학생과는 사전에 약속하였는데, 카메라 담당 선생님이 중간중간에 영어로 설명하니 배우는 학생에게서 이후 자연스레 능숙한 영어가 나와버려 그 조건은 다음에 진짜 영어 모르는 사람에게 적용해봐야겠다. 

알아듣든 말든 한국어 강사는 한국말만 계속 해야 배우는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글을 가르치는데 꼭 영어를 쓸 필요가 있을까?

한글 배우는데 꼭 영어를 알 필요 있을까?

한글 자모는 체계적이어서 배우기 쉬워 영어 설명 필요 없고, 외국어는 처음에는 눈치코치로 알아채다 간혹 알아듣고, 계속 흉내내고 반복하여 말하고 듣다보면 자연스레 익혀지는 게 아닌가.

 

배우는 자세가 바르고 영리하고 열심인 학생이었다.

가르친 순서는

 ♧ 창제자 '세종' 발음하기, '한글' 발음하기,  한글 주사위 활용 글자 구조인 자음 모음 받침 보여주기

 ♧ 기본 자음  5자- 기본 모음 6자 - 기본 글자  30자 - 가획원리로 자음 익히기 - 받침 - 된소리, 재출자 - 복잡한 모음-간단 문장 순이었다.

30분 안되어 기본 글자 읽어내었다. 

 

이번 수업의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알게된 내용이다. 

1. 기본 자음 5자는 보건실에서 빌려온 양치질 시범 보이는 이 모형으로 혀 모양 보여주며 (4~5세 분홍 양말 손에 끼움) 이걸 본떠 글자 만들었고 이렇게 소리난다고 말 없이 시연만 했는데 다 알아듣고 소리도 내었다. 이 모형은 구하기도 쉽지 않고 들고다니기도 번거로우니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뜬 그림만 보여주어도 충분하겠다.

 

그림 원화- 홍솔, 경기도교육연수원-포토샵 처리

자음을 읽고 난 뒤 쓰기를 하였다.

쓰기에서 ㄱ ㄴ 글자를 헷갈려 하였다. 세로로 그어준 대칭축의 선대칭된 ㄱ ㄴ으로도 보이는 것 같았다. 와국인에게 한글 자모는 테트리스 게임  조각 같다고 하더니 그런가 보다.

그래서 이렇게 포개진다며 손짓과 함께 가르쳐보았다.  

금방  구분해내었다. 

 

ㅈ과 을 다른 글자로 인식하였다. 가획 원리로 가르칠 떄는 3획으로 'ㅈ' 이렇게 익혔는데 교재에서 사용한 '서울남산체'는 2획'ㅈ'이 나오니 머뭇거렸다.

획수가 적어 빨리 쓸 수 있어서였을까 처음부터 그렇게 배워 2획 짜리 'ㅈ'을 많이 쓰게 되는데 가획원리에 맞게 'ㅈ' 으로 가르치는 게 맞을 것 같다. 바탕체, 돋움체, 윤고딕체, 궁서체, 명조체 등 주요서체에서는 'ㅈ'으로 쓴다. 간판 글씨도 'ㅈ'이 많다.

 

2. 'ㄱ ㅋ ㄲ' 발음 구분이 잘 안되었다. 모음 입모양 카드는 도움이 되었는데 자음 발음 카드는 큰 도움 되지 않았다. 경음, 격음 자음 수는 많아지고 죽죽 진도를 나가는 상황에서 혀 위치, 소리나는 위치, 기도 이런 복잡한 내용은 그림으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예상하고 아래 표를 준비해 갔는데 생각보다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이미지 출처 : 한글파크My first Korean Alphabet) 똑똑 한국어 [입모양 mouth shape - Unit 6] - YouTube

소리를 듣고 헷갈리면 바로 자기 나라 글자로 적었다. 가르치는 사람의 정확한 발음이 최고의 자료였다. 교실에서 한글 가르칠 때 발음은 말 잘 하고 있다 생각하고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는데 발음 입모양, 정확한 소리 구사의 중요성을 알았다.

1학년 교실에서 포털 사전에서 낱말 찾아 발음 기호 보며 발음 들으며 정확한 모국어 수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모음을 가르칠 때 가로 세로/ 가로 세로/ 가로 세로 줄을 긋고 시계 12시, 3시, 6시, 9시 부분에 점을 찍고 그걸 짧은 선으로 긋는다고 했더니 한 번만에 쓰기를 하였다.  외국인에게 한글 가르칠 때  'ㅡ ㅣ ㅗ ㅏ ㅜ ㅓ' 훈민정음 모음으로 가르쳐야지 현재  'ㅏ ㅓ ㅗ ㅜ ㅡ ㅣ' 로 가르치면 규칙 없이 외워야 해서 'ㅏ ㅓ' 에서부터 헷갈려 진을 뺀다. 미해득 학생에게 'ㅏ ㅓ ㅗ ㅜ ㅡ ㅣ'로 가르쳐보니  'ㅏ ㅓ' 에서 변별을 못해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모음은 쓰기를 한 후 읽기를 하였다. 읽기에는 많은 반복 학습이 필요하였다.  'ㅓ' 모음 학습이 가장 늦게 되었다. 소리의 느낌은 애들 그림 자료 활용하였다.  하늘 땅 사람 ,  ㅗ 새싹 상승, ㅜ 뿌리 하강 ㅏ 밝음 ㅓ 어두움 그림 보고 이해하는 것 같았다.

4. 자음+모음 모아 읽은 후 받침 붙여 읽기를 하는데 원리를 가르쳐 주니 금방 읽는 법을 알고 뒷부분은 혼자서 읽어 내었다. 

5. ㄲ ㄸ ㅃ ㅆ ㅉ 발음이 잘 안되었다. 

6. 복잡한 모음에서  'ㅚ ㅙ ㅞ' 발음이 같다는 걸 설명하기가 좀 당혹스러웠다. 이제껏 한 글자 한 소리로 잘 나갔는데 글자 모양은 다른데 소리는 같다라고 하자니.  'ㅐ ㅔ' 발음 변별은 가르치는 교사가 잘 안되어 섞였다.

7. 이름을 써 보라고 했더니 모음은 다 뺐다. 아랍어에서는 자음만 쓴다더니 진짜네. 

 

8. 여기까지 진도 나갈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자료 만들었는데 능숙하진 못해도 여기까지 읽어 내었다. 와우~

파키스탄 수도 이름과 음식에서 친근한 반응을 나타내었다.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에는 우리 문화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 접근할 때에는상대의 필요와 관심사를 언급해주는게 효과적이겠다. 그리고 교재에서 낱말 읽을 때 '커피' 단어에서 음색이 밝았다.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에는 꼭 우리 고유어를 고집하지만 말고 외래어 위주로 가르치면 어떨까 싶었다. 한글 알고 한국어 배울 때 그 때 예쁜 우리 말 가르치면 되지 않을까. 

 

 

9. 한 번에 3시간은 무리였다. 2시간 넘어가니 두 사람 모두 집중도가 떨어졌다.  둘 다 힐끔힐끔 시계를 보았다. 1시간씩 3회. 복습도 해가며 익히면 더 수월하게 익힐 수 있겠다.

 지혜로운 자는 3시간 안에 한글을 깨칠 수 있다. 

 

촬영 시 얼굴 공개 되는 걸  둘 다 원하지 않아 카메라 책상 위를 비추었더니 자료 널부러진 책상만 너무 나와버렸네. 

첫술에 배부르랴. 

 

섭외해주신 선생님, 촬영해주신 선생님, 수업에 임해주신 외국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한글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모든 분께 이 영상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쉬운 걸 힘들게 가르치고 배우지 마세요. ^^

 

※ 한 파일로 제작하고 싶어 휴대폰으로는 용량 초과 될 것 같아 카메라를 섭외했는데 고프로 카메라가 25:38초 씩 잘려 자동 저장되어 화면이 7개가 되었다. 타이머는 99분 까지 가능하여 1회차에 90분 재고 다시 세팅하였다. 4번 부터는 +90분으로 보면 진행되고 있는 수업 시각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총 7개의 영상>

1/7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3시간 만에 한글 깨치기-기본 자음, 기본 모음, 기본 글자 - YouTube

- 세종, 한글, 글자 구조(자음+모음+받침) : 처음 ~ 00:52

- 기본 자음00:52 ~ 06:43

- 기본 모음06:43 ~ 17:35

- 기본 글자17:35 ~ 25:37

 

2/7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3시간 만에 한글 깨치기-기본글자, 가획원리, 기본 글자 쓰기 - YouTube

- 기본 글자  : 처음~ 11:49 (타이머 25:53~)

- 기본 글자 쓰기 : 11:49 ~17:09 (타이머 37:43~)

- 가획원리17:09 ~ 25:37 (타이머 43:03~)

 

3/7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3시간 만에 한글 깨치기- 가획원리로 자음 14자 익히기, 받침 없는 낱말 - YouTube

- 가획 원리로 자음 14자 익히기 : 처음 ~ 05:19 (타이머 51:31~ )

- 받침 없는 낱말 : 05:19 ~ 25:37 (타이머 56:50~ )

 

4/7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3시간 만에 한글 깨치기- 받침 없는 낱말, 받침 - YouTube

- 받침 없는 낱말 : 처음 ~ 16:35 (타이머 1:17:09~ )

- 받침 : 16:35 ~ 25:37 (타이머 03:11~ 90분에 타이머 다시 시작.1:33:11~)

 

5/7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3시간 만에 한글 깨치기 - 받침있는 낱말, 재출자, 된소리 - YouTube

- 받침 있는 낱말 : 처음 ~ 18:31 (타이머 12:14~ 90분에 타이머 다시 시작. 1:42:14~)

- 재출자, 된소리 : 18:31 ~ 25:31 (타이머 30:45~ 90분에 타이머 다시 시작. 2:00:56~)

 

6/7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3시간 만에 한글 깨치기 - 복잡한 모음 - YouTube

- 된소리 : 처음 ~ 1:43 (타이머 37:51~ 90분에 타이머 다시 시작. 2:07:51~)

- 복잡한 모음 : 1:43~ 25:37 (타이머 39:37~ 90분에 타이머 다시 시작. 2:09:37~)

 

7/7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의한 한글 교육]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3시간 만에 한글 깨치기 - 문장 읽기 - YouTube

- 복잡한 모음 ~00:20 (타이머 63:23~ 90분에 타이머 다시 시작. 2:33:23~ )

- 문장 읽기: 00:20~ 21:10 (타이머 ~ 84:39 90분에 타이머 다시 시작. ~ 2:54:39 끝. )